마음의 문을 열고...
영하 44도에서 칼바람 맞으며 무리하게 천왕봉오르기.... 본문
▣ 2011. 1. 15(토) - 16(일)
▣백무동 -장터목 -천왕봉 -장터목(박) -백무동
▣아이들 데리고.....
며칠전부터 아이들을 꼬신다. 1박2일로 천왕봉 다녀오자... 산정에서 쏟아지는 별빛... 환상적이다는둥.... 간신이 동의한 아이들....
장터목산장은 만원이라... 세석에 예약하고, 아이들과 함께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부푼다. 마트에 가서 아이를 먹을것이랑 저녁거리 등등도 사고... 일기예보를 보니 전북은 밤에만 눈이 온다는데 산내나 마천쪽은 눈 예보가 없다. 근데 근래 보기드믄 최대의 한파가 온단다. 취소 할까도 생각했지만 간신이 동의한 아이들이 마음 바뀔까봐 그냥 진행하기로 한다.
버스 정류장 주차장에 주차하고 무사하고 안전한 산행을 위해 파이팅하고 보무도 당당하게 출발....
참샘에서 1차 휴식을 한다. 간식도 먹고 참샘 물맛도 보구.... 물맛이 좋단다.
소지봉 오르기까지 힘든 길... 길이 계속이렇게 힘드냐며 푸념도 하고 그냥 내려가자고도하며 오른 길을 이곳 산죽길을 걸으면서 다리 쉼을 한다. 이곳은 길이 참 좋단다. 잠시지만...
장터목이 보이는곳에서 부터는 칼바람이 매섭다. 그간에는 추워도 바람이 적으니 그래도 괜찮았는데, 이거 장난이 아니다. 1시경에 장터목에 도착...날이 추우니 모든 사람들이 취사장에서 밥해먹느라 난리가 아니다. 라면냄새, 삼겹살냄새, 찌게 냄새등이 뒤섞어 묘한 냄새까지 풍기면서....
간신히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찌게끓여 밥말아 먹고 잠시 쉰 다음 천왕봉에 오르기 위해 길을 나선다.
제석봉을 오르는데 칼바람이 얼굴을 때려 고개를 들 수도 눈을 제대로뜨기 조차 힘들다. 아이들 감싸안으며 간신히 제석봉을 지나는데 천왕봉에서 내려오는 분들이 천왕봉은 장난이 아니라한다. 가거들랑 곧바로 내려오란다. 그냥 가지말라고 허지....
각시가 포기하자는 것을 여기까지 왔으니 그냥 가보자고 우겨 다시 출발한다. 각시 말을 들었어야 했다. 가면서 마음속으로 험청 후회했고, 각시는 장터목에 내려오는 동안까지도 쫑알댔다고 한다.
통천문 근처에서 이가형님 전화... 세석 다갔는가??? 아니요 통천문인디요.... 어찔라고 거기로 갔는가??? 보통날씨가아닌디... 벌써 전화가 두번째다.
이근처에서 두분이 내려오는데 한분 배낭에 VJ특공대용 카메라가 매달려 있다. 넘어갈려고합니까??? 아니요 다시 내려갈겁니다. 장터목으로요... 조심히가십시다.
드디어 천왕봉이다. 힘들게 왔다. 저뒤 큰딸랑구는 바람에 날아갈 뻔 했다고 한다. 그때가 바로 지금이다...
천왕봉에서 증명사진 한장 박고 여벌로 몇장더 찍을려고 했으나 엄청난 추위에 카메라가 말을 듣지 않는다. 밧데리가 다 되었다며 그냥 꺼져버린다.
우여곡절끝에 장터목에 도착시간이 4시경... 세석까지 갈일이 걱정이다. 이 추위에 칼바람을 뚫고 가야하니.... 옆에 아저씨 한분도 세석에 예약했으나 그냥 여기서 버텨 볼거란다. 각시도 가지말고 여기서 자고 그냥 내려가잖다.대피소 직원한테 사정해본다.
우리가요 세석에 예약해놓았는디요 아이들 데리고 도저히 갈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디요 여그서 자면 안될까요???
여기도 예약이 다 되어서 힘들것인디요...
얘가 아직어려서 그래요..
몇살인데요???
초등학생이요..
우리아이들이 한번 보고는... 나이가 좀 들어보이는 분이..
안되겄어 지금 세석까지 가기는 무리인것 같은게 기다려보쇼... 예약해놓고 못오시는 분들이 있으면 우선적으로 배정해줄께요.
이가형님 또 전화... 어디여??? 장터목이요. 여그서 자고 갈려고요...잘 생각혔네. 추운디 애들데리고 어찌 가것는가... 감사합니다. 형님 신경 많이 써 주셔서...
아까 통천문 근처에서 본 카메라가 이곳에서 돌아가고 있다. 뭐 극한 직업인가 뭔가를 찍는다나... 대피소 직원들의 생활을 촬영하는 모양인데 등산객들과도 인터뷰도 하고...
6시에 여자들은 방이 남아서 배정해 주는데 남자들은 끝까지 자리가 없다. 이 추운데 포기한 사람이 한명도 없는가 보다.. 결국 나를 포함한 7명이 복도를 배정받아 복도에서 자야될 모양이다. 나중에 침낭이 있다하니 모포가 있는방에서 잘려면 자란다. 스팀이 안들어와 춥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침낭이 있으니 잘만할거라며 써비스로 모포 두장 깔아준다.
밤새 바람소리 요란하고... 아침이 되었다..침낭속에서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구름이 있을것으로 생각했는데 해가뜬다. 꼭 천왕에서 봐야만 일출인가 뭐~~~ 대피소 앞마당에서 본 일출도 장관이다. 지리의 일출이 그렇다. 근디 추워서 카메라를 재대로 들 수가 없다.
아이들도 불러내어 일출을 배경으로 증명사진 밖고...
저쪽에서는 촬영팀이 일출 광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고...
아침을 대충 때우고 중앙홀에서 쉰다. 세석은 어제 포기했으니 곧 바로 하산할거고 추운데 일찍내려갈 필요가 없느니 열시경에나 내려 가자고하고... 아이들은 어제 추운거 모두 잊어버리고 즐겁기만 하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많으니 들랑달랑 문열어 놓고 가고 방안이 좀 춥다. 침낭꺼내어 덮고 있으니 참 좋단다.
아침에 일출보러 천왕봉에 다녀오신분 말씀이 천왕봉은 영하 44도란다. 물론 그분이 온도계 봤을리는 없고 죽을동 죽을동이라는 얘기겄지...
하산하러 나오는데 어는 두분이... 천왕봉을 향하여 전속력으로 출발~~~ 하기에 천왕봉은 지금 영하 44도라는디요... 그랬더니 서로 얼굴 한번 처다 보더니... 중산리로 하산~~ 하면서 뒤도 안보고 휭~~~
출발에 앞서서 증명사진여러장 찍고 출발한다.
하산길 망바위에서....
힘든 산행에 무사히 내려와준 아이들... 대견하고....
발목도 아프고,허벅지도 종아리도 땡기고 하지만 이번 산행에서 일출보고 새해 첫날같은 기분으로 다짐을 다져 봤다고 하니 고맙고...
애들아 다음에 또 가자 응???다음에는 벽소령에서 자고오자... 안가요.... 두고 볼일이다...
무사히 하산하여 산내에서 국밥 한그릇먹고 집으로 오다.
신경 많이 써주시고 전화비 많이 나왔을 턴디 수십번(?) 전화해주시고 염려해 주신 이가형님 감사합니다. 막걸리나 한잔 하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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